드라마 영화 리뷰

[서울대작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젊은 시절

호랑이부자 2022. 12. 5. 17:43

1. 출연진과 기본정보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한창인 지금, 1988년 호돌이 서울올림픽을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서울대작전 한 번 살펴보고 가실까요?

 

1980년대는 한강의 기적이라 부르던 고도 성장기였습니다. 2021년에 멈춰 선 포스코의 포항 1이고로(용광로)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되었던 용광로입니다. 1973년에 만들어져 48년 6개월 만에 가동을 멈추었습니다. 그 이후 만들어지는 용광로들 모두 노동자들이 신정, 구정 모든 명절을 반납하며 온 가족들과 국민들의 여념으로 휴일 없이 한마음 한 뜻으로 진행되며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새롭게 세우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어디에나 본인 스스로 가오 잡으면서 힙하다 믿는 오만한 인간들은 있는 법이고, 개발도상국에는 정치적 힘을 이용해 뒷돈을 챙기는 부패한 권력자들은 늘 존재하는 법입니다. 전자는 유아인, 고경표, 송민호 등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개조해서 타는 양아치 무리들(일명 상계동 크루)이고 악당은 문소리입니다. 그냥 화면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나 악당이다', 딱 이렇게 보입니다.

 

영화는 양아치들을 약자지만 꿋꿋한 다윗으로 포장하고 부패한 정치권력을 더욱 골리앗으로 이미지를 노골적으로 강화시킵니다. 정말 진부한 클리세이지만 '아, 시간 날리는 것 같다'는 불안감과 죄책감이 밀려올 때 그래도 초중반에 맥도널드가 나와서 뭔가 안심이 되더군요.(맥도널드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때가 1988년입니다) 마치 익숙하지 않은 해외를 나갔을 때 길모퉁이 어디에서 스타벅스를 만나는 느낌이랄까요.  

 

영화를 보면서 너무 길어서 시간을 때우는 죄책감이 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 것이 바로 이 길고 긴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이었습니다. 카레이싱 추격전이 핵심 포인트인 영화임에도 0.5배속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일부러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몰입을 떨어뜨리는 CG와 중간중간 등장하는 억지스러운 장치들도 시간에 대한 죄책감에 한몫 더해줍니다. 

2.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알아보자

1988년 9월 17일 오후 6시 30분경 드디어 제24회 하계 서울올림픽이 개막되었습니다. 이날 잠실 주 경기장에서는 성화가 점화되었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환호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다음 날인 18일 오전 8시 정각 태극기를 앞세운 채 마라토너 황영조 선수가 등장했습니다. 이어 레슬링 양정모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유도 김재엽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또 여자 핸드볼 팀은 결승전에서 덴마크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남자 농구팀은 소련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외에도 양궁 김수녕·왕희경·김수녕 자매가 나란히 금·은·동메달을 휩쓸었고 탁구 유남규·현정화 조가 만리장성을 넘어 값진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이렇게 종합 4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막을 내린 대회였지만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도 존재했습니다. 우선 경제적 부담이 컸습니다. 당초 정부는 약 1억 달러 정도면 충분하다고 예상했으나 무려 16억 달러 가까이 지출됐습니다. 이로 인해 국가 부채가 크게 늘었고 물가 상승 및 실업률 증가 등 부작용이 속출했습니다. 아울러 일부 종목에선 편파 판정 시비가 불거졌고 북한 측 인사 초청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올림픽은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3. 서울대작전의 줄거리 앞부분을 살펴보자

이제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동욱(유아인 배우)은 드라이버 실력이 타의 추정을 불허하는 상계동 대표 카레이서입니다. 운전실력을 타고난 동욱은 누구보다 민첩성과 상황판단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리고 여동생 윤희(박주현 배우)는 오토바이 운전에 매우 능숙한 말괄량이 캐릭터입니다. 신학교는 다니지만 신에 대한 믿음은 없어 보이는 클럽 DJ 우삼(고경표 배우)이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친구로 있고 차 수리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동생 준기(옹성우 배우)와  대한민국 모든 지도를 외우는 인간 지도 복남(이규형 배우)이 늘 함께 다닙니다.

이들을 안검사(오정세 배우)가 전두환대통령의 비자금을 담당하는 비공식 이인자인 비선 실세 강 회장(문소리 배우)에게 접근을 시켜 비자금의 행방을 쫓고자 합니다. 안검 사는 이 상계동 크루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고 이들은 스파이로 강 회장 곁으로 접근하고 그녀의 수하인 이실장(김성균 배우)으로부터 돈세탁과 비자금 운반 경로와 보관장소를 파악하려 합니다.

4. 아쉬운 결말

길게 설명할 것 없이 선수 한 명 한 명은 뛰어난데 단체경기에서 개인기를 뽐내다 결국 지고 마는 축구경기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 누군가에게 추천해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유튜브에서 영화채널 찾아서 30분 정도로 축약해서 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사실 허접한 시나리오와 디테일이 부족한 연출로 많은 네티즌들이 좋은 평점을 남기고 있지는 않습니다. 팀빌딩해가며 미션을 해결하는 영화에서 주요 캐릭터들의 개성을 초반에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빔밥처럼 어떤 케미를 내고 시너지를 내는지가 결정적인 법인데 서울대작전은 모든 면에서 힘이 부족하는 것을 보는 내내 드러냅니다. 오정세와 정웅인, 김성균과 문소리와 같은 쟁쟁한 조연들도 빛바랜 사진처럼 관객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어느덧 날씨가 많이 추워지는 겨울입니다. 식사 모두 잘 챙기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