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리뷰

[텐텐] 일상을 색다르게 보여주는 영화

호랑이부자 2022. 12. 7. 11:14

안녕하세요 호랑이부자입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일본 배우는 단연 오다기리 죠입니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그리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까지 모든 면에서 매력이 넘칩니다. 아마 저뿐만이 아니겠지요. 오죽하면 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오다기리 죠 닮은 남자랑 결혼해야지." 물론 농담이겠지만 그만큼 매력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대다수 관객들은 일본 영화하면 <러브레터>나 <4월 이야기> 등 멜로물을 떠올립니다. 물론 그런 작품들도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탄탄한 시나리오 때문일 것입니다. 할리우드 못지않게 소재 선택에서부터 스토리 전개 방식까지 짜임새 있고 치밀합니다.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력도 수준급이어서 몰입감이 뛰어난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한번 보면 마니아가 되어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듭니다. 

 

오늘은 시간은 좀 지났지만 오다기리죠의 매력이 듬뿍 담긴 일본의 산책무비, 텐텐을 소개합니다. 이것저것 많이 넣지 않았지만 국물 맛이 진하게 속 깊이 채워주는, 그런 꽉 찬 영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출연진과 기본정보

일본의 '나오키 산주로'를 기념하여 대중문화 작가에서 시상하는 상으로 일본 대중소설에 있어 가장 높은 상이라 할 수 있는데 '사랑의 영역'으로 이 나오키상을 수상한 후지타 요시나가 작가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시효경찰'의 미키 사토시가 각본과 감독을 맡았고 '시효경찰'시리즈의 주연배우 오다기리 죠가 출연합니다. 둘은 호흡이 잘 맞는 감독과 배우로 알려져 있는데 무려 16년 전 코미디 영화 '인 더 풀'에서도 멋진 케미를 보여줍니다. 또한 '춤추는 대수사선'의 고이즈미 고교와 '파트너 21'의 키시베 이토쿠 등 신스틸러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일본 산책무비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후쿠하라(미우라 토모카즈 배우)와 후미야(오다기리 죠 배우)의 일본 도쿄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누군가와 함께 걸으며 이야기하는 즐거움과 거기서 만나는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과 추억을 공유하면서 진실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며 소통하는 법을 공감하며 자연스레 알게 해주는 보고 나면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입니다.

2.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보여주는 영화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버림받고 홀로 살아가고 있는 후미야는 대학교 8학년으로 원룸에서 살고 있습니다. 현재 그는 84만 엔의 사채 빚에 시달리며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악의 인생을 살아가는 후미야에게 어느 날 사채업자 후쿠하라가 집으로 찾아오고 4일 동안 빚을 청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줍니다.

약속한 날이 되기 하루 전에 후미야를 찾아온 후쿠하라는 갑자기 엉뚱한 제안을 합니다. 자기와 함께 도쿄 산책을 하면 현금 100만 엔을 대가로 주겠다고 한 것입니다. 후미야는 머뭇거리다 딱히 사채 빚을 해결한 방법에 없었기에 후쿠하라를 따라 도쿄 산책길에 나서기 시작합니다. 

 

도쿄 산책길의 목적지는 카스미카세키이고 산책은 후쿠하라가 만족할 때까지 가야 합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무작정 카스미카세키를 향해 걷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가다 보니 사채업자 후쿠하라가 평상시 자신을 괴롭혔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 보이기 시작하는 후미야. 어딘가 우울해 보이고 차분해 보입니다. 다른 사람이라고 느껴질 정도인 후쿠하라와 여행객처럼 도쿄를 같이 걸으며 음식도 서로 먹여주며 친해집니다.

 

그리고 후미야는 왜 카스미카세키까지 산책을 제안한 후쿠하라의 진짜 이유를 알게 되고 매우 놀라게 됩니다. 너무나 사랑했고 늘 곁에 있는 친구 같던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되어 다투던 중 아내를 죽게 만든 것입니다. 너무 놀라고 괴로워하던 후쿠하라는 자수하기로 결심하고 카스미카세키에 있는 경찰서에 가서 자수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 길에 후미야에게 동행을 부탁했던 것이었습니다.

3. 후기 및 감상평

평생 사채업을 하면서 살아오던 후쿠하라가 자수하러 가는 길에 철부지 대학생 후미야에게 동행을 부탁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증을 일으킵니다. 어쩌면 후미야를 통해 자신의 어린 시절 과거를 느꼈기 때문일 거란 생각이 후반부로 갈수록 후쿠하라의 지인의 말을 통해 더 많은 여운을 가지고 다가옵니다.

 

사채도 사람을 피 말리고 인격을 죽이는 악독한 일이지만 사람을 실제로 직접적으로 죽이는 일까지 저지른 후쿠하라는 고의든 아니든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본인이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 보고 책임질 수 없는 죄에 대해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경찰서에 가서 자수한다고 해도 죽었던 아내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닐 테니 말입니다.

후쿠하라가 걷자고 한 도쿄의 뒷골목은 살아생전 아내와 곧잘 산책하던 길이었고 후미야와 방문한 식당은 아내와 함께 데이트하던 곳이었습니다. 후미야는 어느덧 남자에게서 후쿠하라에게 연민과 동정을 느끼며 마음 깊이 감춰 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아버지와 그가 겹쳐 보이기 시작합니다. 후쿠하라는 더 이상 사채업자가 아닌 후미야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갑니다.  

나중에 후쿠하라가 경찰서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을 바라보는 후미야에게 관객들은 각자 자기 삶에서 무언가를 떠올리며 돌아보게 만드는 미키 사토시 감독의 특유의 연출이 묵직하게 점 하나를 관객들 마음에 찍어 누릅니다. 가볍게 본 영화가 마치 대화하듯 100여분의 시간을 깊은 영혼의 대화를 끌어내며 삶을 보는 시선을 건드립니다. 언제든 시간을 내서 감상하면 좋을 로드무비로 강력하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