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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상대방 얼굴도 모르고 당하는 금융사기

호랑이부자 2022. 11. 28. 20:02

1. 뿌리 깊게 뻗어가는 금융범죄

2022년 11월 28일 광주경찰청은 올해에만  무려 4차례, 112 신고로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을 붙잡는 데 결정역 역할을 한 여성에게 검거포상금과 함께 표창장 전달했습니다. 그 여성은 60대 할머니인 것도 놀라운 사실인데 은행 ATM기 앞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신고를 해서 잡았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만연하게 보이스피싱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사회의 한 단면입니다.

 

주로 피해자의 카톡이나 메일로 핸드폰을 해킹해서 스캔 및 도청파일을 설치하고 정보를 입수하고, 경찰과 법원의 서류를 위조해서 이루어지는 보이스피싱은 더 이상 조선족이나 어설픈 잡범들의 영역이 아닙니다. 일 매출이 1억 찍는 필리핀, 태국 등지의 보이스피싱범들은 클래스 101에서 강의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예전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지인들로부터 한심하다는 비난을 자주 들어야 했지만 지금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 보이스피싱에 순간적으로 걸려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입니다.

 

피싱은 개인이 소유한 정보를 불법적으로 가로채는 것을 뜻하는 말로, 누구나 알다시피 스마트폰으로 피해자의 금융 관련 정보를 해킹하여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일으킵니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이 전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사실인데 우리는 과연 보이스피싱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개인 스스로가 고민을 해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  넷플릭스에서 2021년 선보인 보이스는 이러한 배경으로 짜임새가 더 탄탄하게 러닝타임을 채워갑니다.

 

2. 중국의 보이스피싱

부산의 한 공사장에서 작업반장으로 죽어라 일하는 서준(변요한)이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 현장으로 들어가는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다가가 안전모를 당장 쓰라고 충고하면서 열심히 자신의 작업을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고층에서 한 작업자가 서있던 바닥의 지지대가 아래로 떨어지며 허리에 달려있던 안전장치에 매달리게 되자 서준은 그를 아슬아슬하게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구출하게 됩니다.

한편 같은 시간, 서준의 아내 미연(원진아) 에게 알 수 없는 남자가 전화가 걸어오는데 자신을 남편의 친구 김현수 변호사라고 소개합니다. 그러면서 당신 남편 서준의 작업 현장에서 한 인부가 사고로 사망했고 남편이 작업반장이라 과실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서둘러 조치를 해야 한다고 다그칩니다.

 

현재 경찰서에 있을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여 그녀를 감쪽같이 속입니다.  미연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라 사색이 되었을 때 남편 친구라고 속인 보이스피싱범(김현수변호사 사칭)이 그 인부 가족에게 사망사고 합의금을 줘야 사건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순간 너무 놀라 판단력이 흐려진 미연은 이 말을 듣고 그동안 아파트 계약 중도금으로 모은 돈 7천만 원을 합의금으로 바로 이체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 서준으로부터 아무 일도 없었다는 전화를 받고 미연은 그제야 본인이 보이스피싱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게 됩니다.

다시 은행으로 가서 ATM기 모니터 화면을 여러 번 확인해보지만 이미 돈은 전부 빠져나갔고 미연은 망연자실하여 은행문을 나오게 됩니다. 거리를 걷던 중 보이스피싱범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미연은 돈을 돌려달라고 소리치지만, 오히려 미연을 조롱하며 한심하다는 듯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전화를 받고 큰 충격을 받은 미연은 신호가 빨간 색으로 바뀐 사실도 모르고 교통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서준이 근무하는 건설현장에서도 같이 일하던 대부분의 직원들이 한순간에 다 같이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하게 됩니다. 보이스피싱범은 현장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기존 보험회사가 문제가 있어 새로 변경되니 현장직원들의 개인 신상정보를 새로 등록해야 한다'라고 해서 능숙하게 정보를 빼갑니다.

 

그리고 직원들의 가족이 접속하게 된 가짜로 만든 홈페이지를 통해 가족들의 정보도 확보하게 되고, 공사 현장에 일부로 인터넷을 차단하는 전파 방해기까지 설치하여 가족과 연락이 안 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통화가 안 되는 사이,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여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들의 돈을 빼가게 됩니다. 이 일로 큰 충격을 받은 현장소장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되고, 서준은 자신과 지인들의 돈을 돌려받기 위해 이 사건을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3.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지는 금융사기

서울중앙지검에서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고자 인권 감독관 산하기관으로 담당 수사관들을 통해 검찰 관련 서류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순간 당황스러운 전화를 받게 된다면 숨을 침착하게 내쉬고 문자로 들어온 서류를 위 번호로 보내고 조금만 기다리시면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문서를 전화로 걸고 보낸다는 것 자체부터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이니 차분히 대응하시면 됩니다.

 

요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자연스레 사람과의 접촉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보이스 피싱 범죄율 또한 급격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금융사기로 인한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무려 3만 2천여 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많은 수치입니다.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코로나로 소통이 어려운 지금, 이러한 사기 수법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바로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당했다면 최대한 빠르게 지급정지 신청을 하여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니 항상 조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