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국내에서 비밀리에 촬영한 장소 공개

1. 수리남 영화에 나온 카페

얼마 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이 연일 화제입니다.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스페인어로 'Suriname'인데 현지 발음으로는 '수리남'이지만 영어로는 '슈리너메'라고 불립니다. 참고로 네덜란드령 동인도에서 1815년 독립한 수리남은 현재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와 프랑스령 기아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커피를 재배해서 수출하는 무역과 관광업이 유명합니다. 오래전에는 금광이 발견되었어서 경제적으로 괜찮았지만 지금은 매우 가난한 국가입니다.

 

마약왕 전요환(황정민 배우)이 사는 휘황찬란한 수리남의 대저택과 주변시설은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휴양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놀랍게도 그 대저택은 수리남에 있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섬, 제주도에 있었습니다. 넷플릭스 개봉 이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윤종빈 감독이 무척 지쳐있을 당시 아내가 바람 쐬러 가자고 해서 따라간 제주도에서 의도치 않게 발견한 곳이라고 합니다.  윤종빈 감독은 “당시 카페 들어가는 입구에 야자수가 가득 있어서 남미의 분위기가 물씬 났다”라고 말했습니다. 수리남 제작진이 화면 곳곳에 컴퓨터그래픽(CG)으로 야자수를 더 그리고, 화면에 울창한 산들도 집어넣어서 제주도 카페를 수리남의 대저택으로 감쪽같이 옮겨 놓았습니다. 지친 일상을 털고 가족과 함께 방문해 보시면 어떨까요?

 

2. 황정민 대저택으로 사용된 제주도 카페

동남아 느낌이 물씬 나는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머리 위로 낮게 내려앉은 푸르른 하늘과 드넓게 펼쳐진 바다와 마주합니다. 이 풍경을 벗 삼아 단골 메뉴로 나가는 음식이 바로 수제 샌드위치와 따뜻한 아메리카노입니다. 그렇게 펼쳐진 눈앞의 바다는 덤으로 주어지는 생각지 못한 선물입니다.

 

수리남에서 들여주었던 황정민의 톤이 높고 밝은 목소리가 곁에 들릴 것 같지 않나요? 그 외 당근케이크와 아인슈페너도 인기 많다고 하니 들르면 꼭 한번 맛보시길 바랍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매일 떠날 수 있는 비행기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영업시간이 다소 짧은 편입니다. 저녁 6시 30분에 문을 닫아서 일찍 가지 않으면 카페밖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와야 합니다. 주차장은 넓은 편이고 남녀 화장실은 따로 구분되어 있어 사용하기 편합니다. 청결상태, 맛, 직원서비스 모두 중간 이상입니다. 나중에는 (수리남 말고) 촬영지 모로코로 정말 떠나보고 싶네요. 생각만 해도 즐겁습니다.

 

이왕 제주도 카페도 살펴본 김에 근처에 있는 제주도 올레길에 대해서 잠시 보고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걷기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등 각 지역별로 다양한 코스가 개발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제주도 올레길입니다. 2007년 9월 첫 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무려 26개 코스가 만들어졌습니다.

 

올레길이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요? 우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푸른 바다와 드넓은 초원 그리고 울창한 숲 속 길을 걸으며 힐링 타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곳곳에 맛집과 카페가 즐비하니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등산이나 트레킹은 여럿이서 함께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다릅니다. 1코스부터 21코스까지 각각의 난이도와 소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하면 됩니다. 참고로 제가 추천하는 코스는 6코스와 7코스입니다. 서귀포 시내권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고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대저택 지하실로 사용한 부산의 은행

부산에 가면 전요한(황정민 배우)의 대저택 지하 차고지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부산 중구에 위치한  전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전요환의 수리남 대저택 차고지로 꾸며졌습니다. 또 동구 부산역 인근에 있는 아스티 호텔 루프탑은 국정원 직원 최창호(박해수 배우)가 브라질에서 전화하는 장면의 배경이 됩니다. 또한 해운대구에 있는 부산영화 촬영스튜디오에 국정원 안가 세트와 극 중 전요환(황정민 배우)의 수리남 교회 목사실을 지었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부산과 제주도에 수리남을 옮겨 촬영했다고 하는데 막상 볼 때는 올로케이션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부산 남구에 위치한 전 부산외국어대학교 우암캠퍼스에서는 다양한 실내 장면들을 찍었는데요 전요환(황정민 배우)의 한국에 있을 때 목사실부터 강인구(하정우 배우)가 총상으로 치료받던 병원 진료실, 플로리다 공항의 사무실, 용병들 회의실, 푸에르토리코 공항의 사무실, 워싱턴 DEA(마약단속국) 소규모 회의실 장면들을 부산외대에서 촬영했습니다. 야자수가 빼곡한 남미의 열대 우림에서 남미풍 특유의 대저택과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차이나타운은 도미나카 공화국에서 스케치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장면들은 제주도를 비롯하여 부산, 안성, 전주, 인천, 서울 등지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2년 넷플리스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 '수리남'의 촬영지가 한국에 많이 있습니다. 올 해가 가기 전 부산과 제주도에서 색다른 남미의 겨울을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