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리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탈북자가 보여주는 학문의 열정

호랑이부자 2022. 11. 30. 18:49

1. 기본정보와 출연진

이번 넷플릭스 추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입니다. 넷플릭스에 소개 화면만 봤을 때는 무척 흥미로운 소재로 한국에서도 그동안 없었던 주제입니다. 관객들의 리뷰를 찾아보면 대부분 시작은 좋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스토리 구성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저도 주말에 시간 내어 맛있는 김치찌개를 앞에 두고 리모컨으로 볼륨을 높여가며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출연진과 시놉시스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이 영화는 굿윌헌팅(Good will hunting,1998)과 구성이 비슷합니다. 로빈 윌리엄스와 맷 데이먼이 스승과 제자로 명연기를 펼치고 결말까지 완벽하게 두 배우가 환상의 호흡으로 이끌어 갑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최민식이 수학 선생님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김동휘가 제자로 나옵니다. 그러나 굿윌헌팅이 보여준 탄탄한 연개성은 없습니다. 스토리상 후반부로 갈수록 처음의 기대가 사라지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다행히도 박스오피스 1위를 장기간 점유하였지만 관객 수는 제작사가 원했던 만큼 못 미쳤습니다. 개봉 시점에 심각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모든 뉴스를 장식하고 수십만 명씩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나오던 시기라  손익분기점은 맞추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었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2. 등장인물과 시놉시스

리학성은 자유를 찾는 천재 수학자입니다. 최민식이 이 영화의 주연으로 나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주로 명량, 신세계, 악마를 보았다 등 어둡고 차가운 캐릭터를 소화했는데 따뜻하고 교양 있고 감성적 분위기로 또 한 번 최고의 명연기를 보여줍니다.           

                                             

한지우는 수학을 잘하고 싶은 학생입니다. 자립형 사립고 학생으로 수학 실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데다 부모님부터 물려받은 가난으로 인해 다른 학생들처럼 공평한 교육의 기회와 시간을 활용할 수 없는 한지우. 지금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공교육 논쟁을 상징하는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탈북한 천재 수학자 리학성은 대한민국에서 상위 1%의 영재들이 다니는 자립형 사립고의 경비원으로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살아갑니다. 웃음기 없는 차갑고 무뚝뚝한 얼굴로 재학생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외딴섬처럼 지내던 그에게 어느 날 한 학생 한지우(김동휘 배우)에게 정체를 들키게 되고 수학을 가르쳐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여 탈북한 리학성은 가족에 대한 아픔과 죄책감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다 한지우에게 수학을 가르치게 됩니다. 정답만을 요구하던 자사고의 교육방식에 길들여져 있던 한지우는 리학성을 통해 다양한 풀이과정을 접하고 답을 찾아가는 방법을 배워갑니다.

 

수학을 매개로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서로를 이해해 가던 중 리학성이 넘지 못했던 죄책감의 거대한 벽 앞에 그 어떤 연산으로 풀 수 없던 문제에 한지우가 끼어들게 됩니다. 경비원으로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리학성의 인생에 한 소년으로 인해뜻하지 않는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면서 영화는 후반부로 흘러갑니다. 

 

3. 호랑이부자 영화 감상평

리학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 마음의 문을 두드리던 한지우의 모습이 다 큰 어른의 이제는 일그러져 방치된 젊은 시절 꿈을 깨우는 표상처럼 다가옵니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공든 탑을 굳이 애써 무너뜨리는 느낌입니다. 깊은 여운을 남길 수도 있는 소재를 그 흔한 킬링 타임용으로 끝내 버린 것이 아쉽습니다.

 

설익은 음식을 성대하게 차려놓아서 SNS에는 포토샵으로 올려놓아서 '좋아요'는 많이 받았지만실제로 맛을 보면 편의점 인스턴트 음식 맛 그 이상이 아닌 시간 지나면 잊히는 그런 상차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극장 문을 나오면서 '짜임새가 없으면 이렇게 아쉽게 끝나는구나'라고 많은 관객들이 생각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예전 골대위로 뻥뻥 차대던 한국 축구로 월드컵 대표팀 수준이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무섭습니까. 한국 영화가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소재가 간간이 나오는 상황에서 더 탄탄한 시나리오로 오랜 시간 기억되고 감명을 줄 수 있는 작품들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