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리뷰

[트롤리] 딜레마를 극복하는 어른들의 성장이야기

호랑이부자 2022. 12. 29. 23:38

일상의 문제, 트롤리 딜레마

 

교양과정에서 배운 크롤리 딜레마가 드라마에서 큰 줄기로 서사를 써 내려가는 드라마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트롤리딜레마란 두 대의 전차가 서로 마주 보고 달려오는 상황에서 어느 쪽으로도 핸들을 꺾지 않으면 충돌하여 모두 죽게 되는 딜레마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뜻하는 것입니다. 가령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가 선로 위를 달리고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때 당신 앞에는 인부 다섯 명이 작업 도구를 들고 서 있습니다. 이대로 달린다면 선로는 곧 끊어질 것이고 저대로 둔다면 인부들은 목숨을 잃게 됩니다. 만약 당신이 선로 방향을 바꿔준다면 기관사는 살겠지만 대신 옆에 있던 동료가 죽습니다.

 

이렇듯 누구 하나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딜레마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주 일어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인간에게는 도덕적 판단 능력이 있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완벽하진 않지만 적어도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할 수 있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내린 선택이 정말 옳은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데 있는 것입니다.

 

명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

김현주가 연기한 김혜주는 오래되어 낡은 책을 수선하며 남중도 재선 국회의원의 아내로 내조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국회의원의 아내로 언론이나 외부에 노출된 적이 없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치밀한 성격입니다. 봉사활동 중 남중도를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였습니다. 이때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조건으로 국회의원 남중도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사건, 아들의 죽음으로 국회의원 남중도의 아내라는 것이 뉴스에 보도가 되고 김혜주가 오랫동안 숨겨둔 비밀들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세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박희순이 열연한 남중도는 서울 신양구의 국회의원으로 재선 한 인물로 김혜주의 남편입니다.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사회적 약자를 변호하는 조그마한 사무실을 열어 기부와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더 넓은 곳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크게 돕자는 마음으로 국회의원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처음에는 반대하는 선임 국회의원들이 많았으나 그가 발의하는 법안들이 시민들에게 지지를 받고 인기를 얻으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게 됩니다. 그러다 아들의 죽음과 함께 아내가 언론에 노출이 되면서 김혜주의 숨겨둔 과거가 세상에 드러나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김우열이 배역을 맡았던 장우재는 남중도의 제일 가까운 수석 보좌관입니다. 방송국 기자출신으로 상황을 분석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속도가 빠릅니다. 남중도의 정치발전을 위해 모든 순간 그에게 방해되는 요소들을 줄이거나 제거하려 합니다.

​떠 오르는 신예 정수빈이 연기한 김수빈은 김혜주의 죽은 아들 남지훈의 여자친구입니다. 남지훈이 죽고 얼마 뒤 김혜주를 찾아와 남지훈의 아이를 임신하였다고 하며 갈 곳이 없으니 숙식을 제공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하고 지금은 가출청소년입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남지훈을 만나게 되었으나 얼마 뒤 한강 고수부지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성장하고 배우는 인생의 과정

트롤리의 스토리 라인은 숨겨진 과거, 그리고 현재 마주하는 일들에 대해 몇 사람만 눈 감으면 그 어떤 비난도 피해 가고 여전히 성공을 위한 길을 갈 수 있는 것인지를 물으며 갑니다.  내가 선택한 그 어떤 결정이 정말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론이나 주변인들이 그 일들을 '옳다', '잘못되었다' 판단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다만 논란의 소지가 생길만한 일이나 이미 양심에 고민되는 것들은 우리는 당시 그 선택과 행동과 생각을 되돌아볼 필요는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옳으면 됩니다. 양심에 화인을 맞아서 막무가내로 옳다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는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솔직하고 잘못이 있다면 스스로 참회를 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피해자들 가까이 가서 곁에 서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신과 인간 앞에 내가 자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드라마를 본다는 것은 각자에게 주어진 귀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TV를 바보 상자라고 부릅니다.  그 상자밖으로 나와 우리의 인생을 뒤돌아 보면 좋겠습니다. 드라마 제목처럼 트롤리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곳은 드라마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 선택의 순간에 현명한 결정을 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