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리뷰

[작은 아씨들] 가난을 탈출하는 여정을 그린 드라마

호랑이부자 2022. 12. 4. 17:41

20억. 큰돈인가요? 워낙 정치인들이 조폭 양아치들과 원 팀 먹고 대장동, 위례신도시, 거북섬등 뒤로 해먹은 돈 단위가 몇 백억은 우습고 1,000억은 그냥 넘어가는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니 체감이 좀 줄어들기는 합니다. 그 인간들이 이런 드라마 본다면 코웃음 치면서 유치하다고 느낄 겁니다. 부끄러움도 모르고 대통령 선거에 나오고 당대표도 하는 현실을 볼 때 뉴스가 더 드라마보다 더 재밌고 스릴 넘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20억. 그리고 더 감춰진 700억. 비자금으로 빼 돌린 돈은 어차피 주인이 없으니 갖는 자가 임자라는 이상한 발상으로 제작된 드라마지만 그래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출연진과 기본정보

오인주 / 김고은 배우

책임감 없는 부모 아래 가난한 집안의 첫째 딸. 전문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건설 회사에서 경리로 바로 취직을 합니다. 남자들한테 좀 인기가 있어 결혼으로 집안을 일으켜 보려고 한 적이 있는 돌싱입니다. 언젠가 성공적으로 재혼하리라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왕따를 당하지만 마음 깊이 한 가지 소망이 있습니다. 한 겨울 온 가족이 따뜻한 집에서 아무 걱정 없이 다 같이 푹신한 이불을 덮고 자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진화영 / 추자현 배우

오인주가 믿고 따르는 멘토이자 직장 선배. 회사에서 먼저 왕따가 되어 오인주를 살뜰히 챙겨줍니다. 상고를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와 건설 회사 경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후임 오인주에게 요령껏 일하는 방법을 비롯해 회사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가르쳐 줍니다.

 

오인경 / 남지현 배우

오인주의 동생이자 가난한 집안의 둘째 딸. 어려서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롭고 심성이 바른 아이입니다. 대학에 가고 성년이 되면서 세상은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고 일해도 부자 부모를 둔 친구의 성공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녀에게 부자는 다 썩어 보이고 부정직해 보입니다. 그래서 부정부패로 가진 권력과 부에 대해 반기를 들고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기자가 됩니다.

 

오인혜 / 박지후 배우

오인주의 막내 동생. 언니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미술에 놀라운 재능이 있어 최고 사립 예고에서 두각을 나타냅니다. 부모를 대신해 언니들이 모든 것을 헌신합니다. 인혜가 아플 때는 밤잠을 자지 않고 번갈아 돌보고, 서로 돈을 모아 인혜가 필요한 나이키 운동화, 롱패딩, 아이폰 같은 것들을 사줍니다. 그렇지만 언니들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불편합니다. 인혜는 자신의 재능인 그림으로 성공해 이 가족을 떠나고 싶다. 자신의 힘만으로 아름다운 뭔가를 이뤄내고 싶은 열망이 가득합니다.

 

박재상 / 엄기준 배우

한 때는 광부였고 나중엔 원기선 장군의 운전사가 된 남자의 아들. 어린 시절은 불우했지만 머리가 비상해 장군의 도움으로 변호사가 됩니다. 원기선 장군의 신뢰를 얻어 그의 딸과 결혼합니다. 대형로펌 변호사로 굵직한 사건들을 맡다가 2018년 저축은행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변론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정계에 진출하고자 합니다. 원기선 장군의 딸 상아와 결혼하고 자신의 이름을 건 장학 재단을 출범시키며 정치 활동을 시작합니다.

 

원상아 / 엄지원 배우

원기선 장군의 딸이자 박재상의 부인입니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어릴 때 배우로 활동하였으나 특별히 재능이 없어서 그만두게 됩니다. 아버지가 남겨주신 원령미술관과 장학재단을 운영하면서 사립예고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고등학생 딸의 입시에 열을 올립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잉꼬부부로 미디어에 자주 노출이 되지만 내면은 상처와 분노로 얼룩져 있습니다.

2. 가난을 벗어나는 소녀

전체적으로 스릴러와 미스터리가 짜임새 있게 녹아든 드라마 시리즈로 시나리오 및 배우들의 연기가 많은 이들에게 호평이 받았습니다. 시작부터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몰입된 연기, 고급스러운 미장센과 스토리로 시청률을 갈수록 높아졌던 김고은표 드라마입니다. 특히 8회 엔딩 장면은 기존의 뻔한 드라마 결말과 달리 역대급 호평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치밀하고 예상 못한 반전 그리고 김고은 배우와 엄지원 배우의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입니다.

 

건설회사 경리 '인주'와 사회부 기자 '인경'과 사립 예고를 다니고 있는 '인혜'는 무책임한 부모와 떨어져 세 자매는 서로를 보듬고 아끼며 살아가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날마다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 갑니다. 인혜의 생일에 인주와 인경은 동생을 위해 수학여행비를 마련하지만 어머니가 그 돈을 가지고 해외로 여행을 가버립니다. 이 일로 인혜는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고 날마다 자신으로 인해 고생하는 두 언니 인주와 인경을 부담스러워하게 됩니다.

 

인주의 멘토 화영이 자살하게 되고 그녀가 인주에게 20억을 남깁니다. 인주는 화영이 회사에서 거액을 빼 돌리고 자살했다는 소식을 도저히 믿을 수 없습니다. 이런 와중에 인주는 회사로부터 화영과 가까웠다는 이유로 그 돈을 찾는 데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인주에게 부탁을 했던 상사도 화영과의 비밀스러운 관계와 그도 역시 범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무렵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게 되자 인주는 화영의 죽음이 자살이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주는 동생 인경에게 화영이 남긴 20억을 알리고 어떻게 처분할지 고민합니다.

 

결국 비자금 20억 원은 주인 박재상에게 빼앗깁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 있는 한 은행에 본인 명의로 700억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인주는 그 돈을 찾기 위해 박재상을 위해 일하던 도일과 따로 공모하기로 하고 원상아에게 접근합니다.  그 돈을 찾기 위해 상아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하면서 인주는 화영의 죽음의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갑니다.

3. 출연 배우에 대한 생각

드라마 <도깨비> 방영 이후 김고은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그녀가 이제는 대세 여배우로 자리매김했으니 실로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데뷔 초엔 개성 넘치는 외모 탓에 호불호가 갈렸지만 지금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스타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특유의 털털한 매력과 친근한 이미지 덕분이지 싶습니다. 물론 타고난 재능과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니 제 일처럼 기쁘고 뿌듯합니다. 

 

김고은의 어리숙하면서 회사 일에 성실한 소시민의 역할은 볼수록 매력 있고 동질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진화영의 침묵은 마치 내면의 상처로 쉬고 싶은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고 남지현의 정의감은 이 시대에 대한 불공정한 모습에 울분을 토하는 한 모습을 반영하고 박지후의 캐릭터는 늘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대신해주는 것 같습니다. 

 

세 자매의 역할들이 마치 한 인물의 내면을 나누어 놓은 듯합니다. 2022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모두 '헤어질 결심'의 박해일과 탕웨이가 수상했습니다. 모두 정서경 작가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는데 작은 아씨들 또한 정서경 작가의 작품입니다. 모두 관객에게 호평을 받은 정서경 작가가 한국의 보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화는 시청률 11%를 넘으며 전 세계에서 호응을 받았던 작은 아씨들. tvN, 넷플릭스에서 다음 시리즈로 제작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날로 커지는 한국 드라마의 위상이 그 전상기를 앞으로 10년 이상 더 구가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